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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템빨

요거트 제조기로 낫또(낫토) 만들기

by 뿌꾸빵v 2024. 4. 28.

존재는 알고 있지만 궁금하지 않았던 낫또(낫토). 청국장이랑 비슷하다는 것만 알고 있다. 최근 이청아 유튜브를 보는데 식단에 낫또가 많이 등장하더라. 도대체 낫또가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풀무원 낫또를 사봤다. 두 팩이 들어 있었는데 하나는 어찌어찌 까먹고 남은 하나로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낫또를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풀무원 낫또 한팩으로 대용량 낫또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바로 해봤다. 

 

1. 먼저 콩 500g을 씻어서 물 약 3배의 양을 넣고 불려준다. 약 6시간 정도 불렸다. 10시간 이상 불리는 게 좋다고 하는데 여유가 없어서 6시간만 불렸다. 그래서 그런지 삶았을 때 콩이 약간 서걱 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웬만하면 10시간 이상 불리는 것을 추천하고 전날 불려서 다음날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간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는 것도 좋다.
요거트 발효기 통의 반 정도 콩을 불렸는데 생각보다 많이 불어났다. 약 2.5배 정도 불어난 듯. 결국 콩을 조금 남겼다. 콩이 불면서 껍질이 떠 다니기도 하는데 굳이 골라낼 필요는 없다. 지저분하게 뜨는 것들만 물에 흘려버렸다. 

 

2. 전기압력밥솥에 물을 조금 넣고 채반을 넣은 뒤 만능찜 40분으로 쪄준다.
채반을 넣지 않고 밥 짓듯이 콩을 넣어 취사하면 콩이 물에 잠겨 익으면서 많은 거품을 낸다. 그러면서 밥솥 뚜껑까지 거품이 묻고 간혹 콩 껍질 증기 배출구를 막아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채반을 넣어 찌는 걸 추천한다. 콩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잘 뭉개지면 알맞게 익은 것이다. 익은 정도에 따라 시간은 가감해 준다. 푹 익히는 게 발효가 더 잘 되고 먹었을 때 맛도 더 좋다.

 

3. 콩을 찌는 동안 스텐 볼, 주걱, 면포(면보), 발효 통을 끓는 물에 5분 정도 소독해 준다.

4. 스텐 볼에 잘 익은 콩을 넣고 풀무원 낫토 한팩을 잘 섞어준다. 콩이 전체적으로 미끄덩 거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5. 발효용기에 낫또 섞은 콩을 넣고 면포를 덮어 뚜껑을 닫는다. 원래 청국장용 뚜껑이 따로 있는데 못 찾아서 그냥 뚜껑을 살짝 덮어줬다. 공기가 통해야 한다고 하니 뚜껑을 꽉 닫지 않고 숨 쉴 구멍을 만들어준다. 면포를 위에 덮어주는 이유는 뚜껑에 맺힌 물방울이 콩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적당한 습기는 발효가 원활하게 되도록 도와주지만 너무 많은 수증기가 콩에 닿을 경우 부패나 이상발효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면포로 덮어준다.

 24시간 발효시켜 준다. 나는 요거트제조기로 만드는 거라 온도세팅은 따로 하지 않고 시간만 24시간 설정했다.

 

6. 24시간이 지나고 콩 위에 하얗게 균이 내려앉았다. 낫또는 처음 만들어 보는 거라 잘 발효가 될지 살짝 걱정됐는데 다행히 잘 완성되었다. 위에는 하얗게 균이 내려앉은 모습이 보이는데 맨 아래쪽에는 그냥 콩의 모습이다. 아마 발효 용기가 깊어서 그런 듯하다. 용기가 깊지 않고 얇고 넓은 용기에 발효하는 게 좋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잘 발효가 된 거 같아 나름 성공적. 하루정도 냉장고에 숙성시킨 뒤 먹을 만큼 소분해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먹을 때 냉장실에서 해동하면 전과 똑같이 실이 나오는 낫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풀무원 낫또 넣어 만든 낫또


번외 편
<1. 종균을 이용한 낫또(낫토) 만들기>

이번에는 종균을 이용하여 낫또를 만들어 봤다. 전에는 풀무원 낫또를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검색하다 보니 낫또 종균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풀무원 낫또 1팩에 약 500그램의 낫또를 만들 수 있는데 종균은 1g으로 약 2kg의 낫또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가격면이나 품질 면에서도 종균을 사용하는 게 더 이득이라 종균을 구매해 봤다. 하는 방법은 위와 같고 균을 넣을 때 풀무원 낫또 대신 종균을 물에 희석해서 넣어줬다. 소주잔 반컵 정도의 뜨거운 물에 종균 1/4 분량(0.25g)을 희석하여 콩에 잘 섞어준다. 보통은 콩 500g 기준 약 0.25g의 종균을 넣으면 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는 불안한 마음에 0.5g의 종균을 넣었다. 그 결과 발효가 끝난 직후 냄새는 풀무원 낫또를 넣었을 때 보다  더 강하게 느껴졌는데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키니 냄새가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풀무원 낫또를 넣었을 때 보다 실이 더 많이 생기고 끈적이는 힘이 강했다. 풀무원 낫또를 넣었을 때 보다 더 성공적!  다음에는 콩 500그램에 0.25g의 균만 넣어도 될 것 같다. 이번에는 균을 좀 많이 넣은 듯.

종균 넣어 발효한 낫또

 

<2. 종균 넣은 낫또를 이용하여 낫또 만들기 (재탕하기)>

종균을 넣어 완성된 낫또를 이용하여 다시 낫또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풀무원 낫또를 넣어 발효가 잘 되었으니 이번에도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전해 봤다.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한 낫또 소량과 삶은 콩을 섞어서 발효통에 넣어주었다. 발효통은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킬 때 쓴 발효통으로 따로 씻거나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어차피 낫또를 섞어야 하니 발효통에 묻은 낫또균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시켰는데... 결과는 실패했다.

재탕하여 만든 실패한 낫또

실이 살~~ 짝 약 1cm 정도? 실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이 생기지 않고 그냥 미끄덩한 발효 냄새나는 콩이 완성됐다. 그렇다고 콩이 까매지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한 원인이 뭘까? 추측해 보자면

1. 발효용기를 다시 소독하지 않고 재탕해서 과발효가 되었다.

2. 낫또를 소주 반컵정도 되는 물에 희석해서 삶은 콩과 섞었는데 이때 물을 너무 많이 넣었다

이 두 가지 점이 실패한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당분간은 실패한 발효 콩을 좀 해치우고 난 뒤에 다시 종균 넣은 낫또를 이용해서 만들어 봐야겠다. 그때는 소독을 더 철저히 하는 걸로. 실패한 낫또는 소금이랑 고춧가루 넣고 찧어서,, 청국장처럼 끓여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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